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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코로나 확진 0일차

by 온평 문어 202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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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3월 나에게도 아이가 찾아왔다. 태명은 맑음이^^
봄철 미세먼지가 심했으나 맑음이가 태어난 날은 유독 하늘이 맑고, 무지개도 있었다.
맑음이에게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다는 아빠의 마음이 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2019년 말쯤 코로나 바이러스로 세상은 떠들썩했다.
1차, 2차, 3차... N차 대유행..
아이가 어리다 보니 전파력이 강하다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예민할 수밖에 없었다.
수십 명, 수백 명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수십만 명까지 나온 상황이다.

주변 사람 중 나에게 적당히 하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맑음이에게 감염이라는
불확실성을 안겨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결심했다. 내가 다 참기로!!

소소한 것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주변에 친구도 몇 없지만 일단 친구 및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내 결혼식에도 와 준 친구 결혼식에 참석도 하지 않았다. 코로나 핑계로. 마음이 불편했다.
장례식장에도 가지 않았다. 이 또한 마음이 불편했고.. 사회와 단절되는 느낌이었다.
(코로나 기간 중 결혼식 1번, 장례식 1번 참석했다.)

친구를 만나도 저녁식사는 거의 하지 않았다. 커피를 마셔도 테이크 아웃해서 산책을 하며 마셨다.
물론 마실 때만 살짝 마스크를 내리고 마셨다.

주말에 가끔 강화도로 드라이브를 가게 되면 카페 및 식당에서의 취식은 하지 않고, 테이크 아웃해서
차에서 마셨고, 커피포트에 물을 담아가 차에서 라면을 끓여먹었다. with 김밥

회사에서 점심시간에도 식당에서 밥을 먹지 않았다. 살을 뺀다는 이유와 함께 어우러져 간단한 샌드위치 or
집에서 싸온 과일 등으로 해결했다. 질리기도 했지만 식당에서 밥을 먹기 싫었다. 오미크론이 대유행하면서
수십만 명씩 나올 때는 도시락을 차에서 먹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겠단 생각이 있었으나
나 또한 다른 사람에게 방해받고 싶지 않았다. 마주치지 않으면 서로 깔끔하다는 생각이었다.

기술하려면 수도 없이 많지만 대충 위와 같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는가. 나는 사회적 동물이기를 포기했다. 피해의식인가.

드디어 나에게도 코로나가 찾아온 것 같다. 약 3년여간 현재의 몸상태였던 적은 단언컨대 한 번도 없었다.
- 목이 건조하고, 간지럽다
- 콧물 살짝
- 기침 살짝

와이프가 확진되어 검체 채취일로부터 3일째인 오늘 맑음이와 PCR 검사를 받았다. 여태껏 잘 해왔다고 믿고 있었는데
와이프의 자가진단 2줄에 나는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검사를 무서워하는 맑음이에게 너무 미안했고, 울음을 그치려고
칸쵸를 쥐어주는 내 모습이 너무 싫었다.

오늘 맑음이랑 오랜만에 목욕을 시켰는데 욕조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던 맑음이 얼굴을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지켜주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엄마랑 아빠가 둘 다 확진되면 맑음이는 누가 돌봐주지? 저 똥강아지 응가하면 누가 닦아주지? 밥은? 옷은?
책은 누가? 대화는?

만약 확진이 된다면 마음을 좀 내려놓고 보통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지내야겠다.
물론 어떻게 하는 건지 모른다.

7시 30분에 잠든 효녀 맑음이야.
아빠가 너한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랑해 맑음이 똥강아찌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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